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연애경험없는 모태솔로에게 센스 요구, 무임승차 아닐까?

이제는 저의 친구도 30대, 그 중의 일부는 애 아빠도 넘어서 학부형이 된 친구도 있고, 오빠들은 40대가 되어 갑니다. 40대 오빠라니.... 멀고 먼 옛날에는 40대는 아저씨였는데...

갑자기 나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30~40대 남자들의 여자를 대하는 센스 때문입니다. 30~40대 남자 분들은 특유의 여건 때문에 편안함을 주는 것도 있지만, 전 여친, 현 여친, 현 마눌님들과 지내면서 체득한 내공이 상당하다 느껴졌습니다. 딱히 여자라고 배려하는 성격이 전혀 아닌 친구조차, 오랫동안 여자와 지내면서 몸에 밴 배려들이 있었습니다.


일례로, 동창회에서 만나서 종로 길바닥을 누비고 있는데, 한 남자사람친구가 자신이 아는 곳이 있다고 앞장서려고 하더니 멈칫했습니다. 먼저 여자동창들 신발부터 쳐다보더니


"내가 아는 집이 있는데, 종로2가가 아니라 종각역 근처라서 좀 걸어가야 되는데, 신발 괜찮겠니?"


라며 물었습니다. 학교 다닐때는 매너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없던 아이가 이게 웬일인가 싶어 여자동창들의 눈이 휘둥그레해졌습니다. 놀란 얼굴들을 보더니


"ㅋㅋㅋ 울 와이프랑 밥 먹으러 갈 때 맛집 추천해준다며 많이 걸어가면 욕 먹어 ㅋㅋㅋ 데이트에 예쁘게 꾸미고 구두 신고 나왔는데 발 아프다고. 맛집이고 뭐고 그냥 근처에서 괜찮은데 가야 안 혼나 ㅋㅋㅋ"


라며 와이프를 흉보는 듯 하더니,


"그 쬐그만 구두에 발을 집어 넣고 종종걸음으로 걸으려면 발 엄청 아프다며? 굳이 하이힐 안 신고 나와도 되는데... 예쁘게 꾸미고 운동화 신는거 싫어하더라."


라며 츤데레 같은 말을 남기고는, 여자 동창 중 몇 명이 하이힐을 신고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 얘기한 멀리 있는 맛집이 아닌 근처의 괜찮은 집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그 친구와 같이 말로 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티 안나게, 그야말로 센스있게 챙겨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데이트하면서 여자친구와 밥을 먹으면서 여자들의 다소 느린 밥 먹는 속도에 맞추는 것에 익숙한 모습이라거나, 메뉴 고를 때 여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거나, 디저트 같은 것도 흔쾌히 잘 먹어 줍니다.


"여친이 ㅇㅇㅇ 카페 케이크 좋아해서 여기 자주 와 봤어. 여기 ㅇㅇ 음료랑 ㅇㅇ 케이크 맛있어. 저건 맛 없어."


원래 디저트에 흥미가 있던 친구야 놀랍지 않지만, 예전에는 카페를 왜 가냐며 그 돈으로 소주 한 잔 더 하는 것이 낫다던 사람이 연애와 결혼을 통해 이렇게 변한 것을 보면 놀랍습니다.

 


어쩌면 그 친구들도 모태솔로 시절에 너무너무 좋아하던 여자에게 고백하고 싶은데 잘 안 되던 그 때에는, 책으로 연애 센스를 배웠을 겁니다. "여자한테 그러면 안돼." "데이트 할 때 여자 구두도 보고 장소를 정해" "커피 시키면서 디저트도 함께 주문하고.." 같은 것들을 외우느라 애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외운다고 그게 자연스럽게 몸에서 배어 나왔을 리 없지요.



연애 센스라는 것도 직장인 짬밥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입사원은 제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직장생활 좀 한 사람들 특유의 눈치를 갖기 힘듭니다.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직장 들어가기 전에, 혹은 직장 다니면서 "직장 생활 대인관계 기술" "직장생활 이것만 기억하라" 같은 책을 읽으면서 외운다 해도 신입사원은 선배들처럼 능숙하질 못합니다. 어느 정도 회사생활 하면서 적응하고 익힐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회사에서는 신입이라도 인턴 경력이 좀 있거나, 회사생활에 뭔지 좀 아는 사람들을 뽑으려고 합니다.

어리버리한 신입을 뽑아서 교육시키고 적응시키는데 들여야 하는 돈이나 시간이 아까운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경력직으로 몸값이 높은 것은 싫어 합니다. 즉 신입의 몸값이되, 경력직처럼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이것이 최근 취업의 가장 큰 모순이기도 합니다. 신입직원 뽑으면서 자격 요건에 '경력'을 요구하니까요. 신입사원인데 경력? 어쩌라고요...?




그런데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연애할 때는 더 많이 일어납니다.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은 꺼리지만, 연애 경험 많은 사람처럼 '알아서' '센스있게' 잘 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센스라는 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센스라고 하니까, 타고난 능력, 감 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이성을 많이 만나고, 많이 싸우고, 많이 바가지 긁히면서 훈련되는 것 일 겁니다.

만약 연애 경험이 없음에도 연애 센스가 대단하다고 한다면 어머니가 그만큼 남자의 매너에 대해 가르치셨을 수도 있고 (즉, 만만치 않은 시어머니), 누나가 그럴 수도 있고, 여동생이 그럴 수도 있고, 수많은 ex 썸녀들이 쌓아놓은 센스는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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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센스는 타고 나는 거 같아요

  2. 비밀댓글입니다

  3. 경험도 중요하지만 타고남도 있는거 같은데 님 글에도 어느정도 공감하고 갑니다. 재밌게 잘 보고가요^^

  4. 더불어 말투도요 남자만 대하던사람과는 쓰는단어들도 다른것같아요.

  5. 라라 누나 팬 2015.10.30 11:2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안녕하세요~ 매번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한 가지 궁금한게~ 구글 검색창 말고 라라님 블로그 안에서 검색 할 수 있는 검색창은 없나요~
    가끔 지난 글이 생각나고 할 때가 있는데, 페이지 수 보면 포기하게되네요..ㅋㅋㅋ
    괜찮으시면~ 검색창 하나만 터주세요!

  6. 센스는 타고나는거라

  7. 그런데 센스라는 말도 2016.12.04 20:12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지극히 여성 중심적인 말입니다. 집안일을 도와준다는 표현도 거북해하는 여성들이 참 남성들에 대한 눈은 여전한거 같습니다. 기초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연애할때 맞춰준다는 마인드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