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말, "싫어해"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좋아하는 사람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작은 증표

처음 사람과 가까워 질 때는,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것"이 빠릅니다.
"커피 좋아하세요?" "어, 저도 커피 좋아하는데."
"영화 좋아하세요?" "저도 영화보는거 엄청 좋아하거든요."
"사진 찍는거 좋아하세요?" "찍히는걸 더 좋아해요." "그럼 제가 찍어드릴게요. 저는 찍는거 좋아해요."

등등의 공통의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라도 더 찾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좋아하는 것들만 이야기하며, 긍정 긍정 열매라도 따 먹은 듯 이렇게 지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점점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보다 조금 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습니다.



첫만남에서, 싫어하는 것들부터 이야기

좋아하는 것은 함께 할 수가 있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긍정적인 마음이 커지기 때문에 사람과 가까워지기 좋은 소재거리입니다. 그러나 만나자 마자 싫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가까워지기가 힘듭니다.
"커피 좋아하세요?" "전 커피 싫어요. 먹으면 배가 아프더라고요."
"차는?" "풀때기 끓인 물을 왜 마셔요? 돈 아까워서 싫어해요."
"영화 보는거 좋아하세요?" "영화 보는건 나쁘지 않은데, 영화관에서 옆사람 냄새나는게 싫어서 안가요."
"전 사람 많은덴 안 가요."
"전 그거 싫어해요."


이런 식이면, 그냥 친해지기 싫다는 소리입니다. ^^;
그것이 아니라면, 상당히 자기 중심적인 스타일일 때가 많습니다. 네가 뭘 좋아하거나 말거나 관심 없고, 나는 이런 것들을 싫어하니 신경 거슬리지 말라는 거지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싫어하는 것들을 아주 분명히 말하거나, 싫은 것들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냥 그 사람의 성격 탓으로 돌리면 쉽습니다. 그러나 초반에는 좋아하는 것들과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싫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어느 순간부터,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 생활 할 때, 싫어하는 것을 분명하게 딱 부러지게 말하는 당당한 캐릭터로 인정받을 수도 있지만, 소심한 사람이라면 그냥 내색을 잘 안하는 전략을 쓰게 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드러내지 않고 그냥 묻어가는 것 입니다. 그리 가깝지 않은 사이이고, 앞으로도 딱히 아주 친하게 지낼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물에 물 좀 탄 듯하게 지내는 것이 인상관리에 편합니다.

그러나 상대와 오래, 자주 봐야 되는 상황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귀게 될 수도 있다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상대에게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이야기 하지 않으면, 오해하게 되는 일들이 생겨요.

예전에 남자친구와 공연 보러 갔다가 100년된(?) 설렁탕집 때문에 마음 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그 공연장 근처에 100년 가까이 된 아주 유명한 설렁탕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고, 늘상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인기만점인 맛집이었대요. 남자친구는 그 이야기를 하며, 저를 데리고 그 곳에 갈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저는 설렁탕을 안 먹어요. ^^;;;;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예전에는 고기 국물낸 것들을 아예 안 먹었어요. 집에 곰국 끓이는 날이면 혼자 라면 끓여먹고, 고기집 가면 야채만 4접시 먹고 오고, 밑반찬에 밥 먹고 오는 식성이었습니다. 사회생활하기 편한 식성은 아니지요.

꼬기는 늘 옳습니다. 고기느님. 치느님.
이라고 까지 격상되는 가운데, 전 고기를 싫어한다.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을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거나, 왜 그런지에 대해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해야 되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어지간하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편합니다. 사회생활 하다보니, 이제는 고기집 가서 먹는 척 하면서 앉아있는 스킬이 많이 늘었거든요.

그러니 굳이 데이트 초반에 할 때, 나는 고기를 안 좋아한다. 특히 고기국물류는 싫어한다. 돼지국밥은 먹기는 하는데, 기름기가 하나도 없어야 되고, 고소한 맛이 강한 경우에만 먹는다. 등등 싫어하는 것을 말할 필요를 못 느꼈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가까워지면서 사귀게 될 가능성이 생기자, 100년된 설렁탕집 같은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에는 그냥 제가 뭘 하자고 하면 다 좋다고 해줬는데, 싫어하는 것도 애써 좋은 척을 하려면 데이트가 아니라 고역이 됩니다. 사람 많은 곳이 싫다. 의자가 좁으면 힘들다, 이 음식은 싫다 등등의 싫어하는 것들을 말을 해줘야 저도 그것들은 피하게 됩니다.

결국 서로에게 긍정적인 이미지 관리보다, 오랫동안 같이 지낼 사람에게는 싫은 것들을 내색 안하고 감추기 쉽지가 않습니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싫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제가 무엇을 정말 싫어하고, 약간 싫어하고, 안 좋아하는 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 뿐 입니다. 이것은 역도 성립합니다.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제가 무엇을 싫어하고 안 좋아하는지도 알리면서 그것을 피하게 하고, (저를 그 상황으로 밀어넣지 말아달라는 겁니다) 남들은 모르는 제 심리상태를 나눕니다.
남들은 제가 웃고 있으니 이렇게 여기는지 저렇게 여기는지 모를지라도, 가까운 사람들만 아는거죠. 미소 밑에 썩소가 깔린 상황이라는 것을...


첫 만남부터 대뜸 싫어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읊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순간부터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반증이 아닐런지..
적어도 내가 뭘 싫어하는지 알 필요가 없는 먼 사람에서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으로 레벨업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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