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입구를 막고 개념없이 주차한 검은 SUV의 정체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주차장 입구를 막는 무개녀 주차 검은 자동차 주인의 정체

야근을 하고 늦게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운전해서 왔는지.. 머릿속은 온통 빨리 주차하고 올라가서 씻고 자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골목 안 주차장 입구로 접어든 순간, 달갑지 않은 물체가 보였습니다. 누군가 주차장 입구에 떡하니 차를 대고 사라진 것 입니다. 대체 누가 개념없이 남의 주차장 입구에 떡하니 차를 대놓고 사라진걸까요.

차있는 남자, 무개념 주차,


우선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저희 옆집 아줌마의 친구 입니다.
옆집에 사는 아줌마 (본인은 자꾸 언니라고 자칭함)는 저보다 내공이 높아 보이는 40대 미혼녀이신데 당최 직업을 알 수 없습니다. 늘 친구들이 놀러와 있는데, 친구분들은 대부분 사모님 포스를 풍기며 차를 갖고 놀러오셔서 제 주차 자리에 떡 하니 차를 주차하곤 합니다. 전화해서 차 빼달라고 하면 해맑게 "여기 놀러왔는데 차 좀 대면 안돼요?" 라고 반문하는 분들이시죠.
그러나 이곳은 손님 주차 공간 같은 것은 없습니다. 사는 사람 차 대기도 빠듯한 비고급주택이에요. 그래서 정체불명 옆집 아줌마의 친구들이 차를 가지고 놀러와 있으면 영 달갑지 않습니다.

놀러오는 분들과 차 종도 자주 바뀌는데, 전날은 못 보던 검은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차 빼라고 전화했더니 소녀같은 목소리로 "저 30분만 더 있다가 나가도 돼요?" 라는 소리를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단칼에  "안돼요. 당장 뺴주세요." 라고 했더니 놀다가 엄마 손에 끌려 가는 아이마냥 풀죽은 목소리로 알겠다며 내려와 차를 뺴서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전날 차 빼라고 전화하니 30분 더 놀고가고 싶다던 그 분이 오늘은 차를 주차장 입구를 막고 세워놓은 모양입니다.
어휴. 이 해맑으신 김여사를 어쩌면 좋을까. 하며 전화번호를 보러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주차장 입구를 막고 세워져 있던 차의 시동이 걸리더니, 스르륵 차를 뺐습니다.

'어라?!'

제가 차에서 바로 내려 전화번호를 보러 간 것이 아니라, 피곤하고 녹초가 된 상태라 차에 앉아서 주차장 입구에 무개념 주차한 차를 노려보며 5분 가까이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정말 피곤한 상태라 꼼짝도 하기 싫었거든요. 차를 노려보고 있을 때, 분명 차는 시동이 걸려있지 않고, 안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동을 걸고 움직여서 오히려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차에 사람이 있었나? ㄷㄷㄷ'

주차장 입구를 막고 있던 차는 스르륵 뒤로 빼더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골목길에 차를 대더니 다시금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12시 무렵 야심한 시각에 골목길에 사람 한 명도 없는데, 갑자기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차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매끄러운 운전 솜씨를 보니 옆집 아줌마 친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기세등등하게 무개념 주차를 한 아줌마를 끌어내려다가, 누군지 모를 사람이 차 안에 사람 없는 것처럼 숨죽이고 있다가 조용히 차를 움직이니 무서웠습니다. 검은 SUV, 인기척을 숨긴 운전자라니... 잠복근무하는 형사라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무서워서 재빨리 제 자리에 주차를 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 올라왔어요. ㅜㅜ

다음 날, 또 야근을 하고 늦게 온 날이었습니다.
어제 주차장 입구를 막고 있던 그 차가 이번에는 골목길을 막고 주차가 되어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길이지만 골목길 안 쪽으로 빌라가 많아서 차들이 빈번히 지나는 길인데... 정말 무개념 주차의 달인인가 봅니다. 대체 누가 저렇게 배짱좋게 무개념 주차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인기척을 숨기고 차에 있는 정체불명 운전자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주차를 하고 올라가면서 흘깃 그 차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때 그 검은 SUV 조수석에서 누군가 내렸습니다.
밤 12시 무렵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서, 제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인기척 없이 주차되어 있던 검은 SUV 조수석에서 누군가 내리자 섬뜩했습니다. 검은 SUV에서 무서운 사람들이 내려서 사람을 납치하거나 끌고 가는 장면은 영화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너무 무서웠습니다.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워 핸드폰을 꼭 쥐고 집으로 달음박질쳐 올라갔습니다. 무서워서 쿵쿵 뛰는 마음으로 그 차가 아직도 있는지 창문에서 내려다보았습니다.  

그 검은 SUV 조수석에서 내린 사람은.......


차있는 남자, 무개념 주차,


긴머리의 청순한 아가씨였습니다.
그녀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안 쪽에 있는 빌라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운전석 창문이 내려오며 남자친구인 듯한 청년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낯선 검은 SUV에서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쓴 무서운 사람들이 내리는데...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봐요.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인기척을 숨기고 있던 검은 SUV는 여자친구 집 앞에 바래다주고 헤어지기 싫어서 남의 집 주차장 입구에 잠깐(?) 차를 대고 하염없이 같이 있던 커플이었던 것 입니다. 아마도 여자친구 집 앞이니까 여자친구 부모님이나 동네 사람들 눈을 피해 안에 사람이 없는 척 인기척을 숨기고 있었나 봅니다. ㅡ,,ㅡ;

그들은 여지없이 제가 야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날, 저녁에 학교 수업이 있어 늦게 돌아오는 날이면 그 골목에 서 있었습니다. 그 사이 개념없이 주차했다고 욕을 많이 먹었는지... 어느 날인가부터 저희 앞 집 주차장에 슬쩍 주차를 하고 그 속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정체불명 검은 SUV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 저는 주차를 하며 그 차를 볼 때면 친절하게 그들에게 라이트를 쏘아주고 있습니다. 혹시 뽀뽀라도 하고 있었으면, 갑자기 확 앞유리에 들이치는 라이트에 당황하라고요. 으흐흐흐흐.

그 날 이후... 6개월째....
어젯밤도 그 차는 여자친구 집 앞에서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네요. 야근하는 것도 싫은데, 야근하고 돌아올 때마다 보이는 검은 SUV가 더 속쓰려요. ㅜㅜ
제가 일찍 퇴근하는 날은 그들을 마주치지 않거든요. 그들의 패턴을 보니 주로 10시나 11시쯤 여자친구를 데려다주러 여자친구 집 앞에 와서 12시나 1시쯤까지 차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놀다가 가곤 합니다. 아마도 집 앞까지 왔지만 헤어지기 아쉬워 이야기 조금 더 나누는 것이 몇 시간이 훌쩍 가곤 하나 봅니다. 차 있는 남자는 여자친구 데려다 주면서 여자친구 집 앞에서 차에서 잠깐만 더 같이 있자면서 손 잡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점에서 연애질에 유리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차는 있으되 차를 연애질에 써 먹을 기회가 없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 함정.....ㅜㅜ

- 차에 꽂혀있던 쪽지 ... 고백
- 차 없는 남자, 정말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일까?
- 차로 데려다 주는 남자, 쉽게 오해하는 여자의 심리?
- 여자친구가 데리러 오라고 할 때 남자친구의 마음, 어떨까?
- 여자가 반했을때, 담배 피우는 남자에게서 담배 냄새 못 맡아?
- 한국 남자로 살기 너무 힘들것 같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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