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첫 내한 공연, 관객을 42번째 단원으로 만드는 제프리 사이먼

라라윈 데이트 코스 추천 :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2013 첫 내한 공연, 관객을 42번째 단원으로 만드는 제프리 사이먼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첫 내한공연을 보았습니다. 첼로만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 공연은 처음이라 설레임과 걱정 반반이었습니다. 그러나 지휘자의 등장부터 걱정은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별다른 소개 없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인사를 하는데, 느릿한 발음으로

"안.. 녕.. 하세요?"

라고 하는 순간,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습니다. 인사말을 한국어로 준비했다는 것 만으로도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나.. 는... 제프리 사이먼 입니다."


라며 자기 소개까지 한국어로 하였습니다. 이 때도 또 박수가 나왔는데, 뒤이어

"저희는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입니다. "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라는 인사를 한국어로 하였습니다. 저명한 지휘자가 한국 서울 공연에 와서 무려 4 문장이나 준비하여 한국어로 시작한다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준비된 프로그램 역시 한국을.. 서울을.. 매우 존중하는 공연이었습니다.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처럼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내한을 하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자세로 듣게 됩니다. 한국어로 인사를 하며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야. 그러니까 니들이 알아서 들어." 라는 오만한 태도는 전혀 없이, 겸손하게 "서울에서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의 첫 공연을 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라는 훈훈한 태도가 가득 느껴져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공연이었어요. 음악회에서 '따뜻하고 행복한'이라는 단어를 쓸 일은 앞으로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관객을 42번째 연주자로 동참시키는 지휘자, 제프리 사이먼 Geoffrey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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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제프리 사이먼은 .. 나중에 이분이 지휘한다는 말만 들어도 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 철철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우선 한국어로 4 문장 이상을 외워와서, 인사를 하고 시작한 것에서 부터 큰 호감을 주기 시작했고, 마지막의 아리랑, 앵콜곡으로 연주해 주신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연주할 때는 관객들까지 하나로 만들며 지휘하는 모습에 색다른 전율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런 음악회에 익숙하지 않아 보이는 관객들이 가득한 가운데, 조는 것에 대해 농담까지 할 여유를 보이며, 관객들을 마치 오케스트라의 42번째 단원인 것 처럼 (이화첼리와 협연 할 때,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단원 20명 + 이화첼리 단원 20명 + 지휘자 제프리 사이먼 = 41명) 만들었습니다. 이 날 연주회를 통해 '음악회 그거 정말 괜찮네!' 라고 생각하게 된 분들도 무척 많을 것 같아요.

관객과 소통하는 능력, 첼로 공연 중간 중간의 좌석 배치 도중에 직접 마이크를 들고 진행을 하는 센스와 적절한 쇼맨쉽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계속 웃고 계셔서 인상부터 무척 따뜻하고 좋은데다, 말씀도 참 다정하면서 위트있게 하는 매력 철철 넘치는 지휘자 셨습니다.
관객 뿐 아니라, 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 대한 리더십도 상당히 훌륭하신 것 같았습니다.
보통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 중에 퍼스트 연주자와 세컨 연주자간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그런데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는 전원이 뛰어난 첼리스트들이니 그들 사이의 기싸움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는 상상이 되었거든요. 그러나 공연 내내 악장 (콘서트 마스터) 역할과 솔로이스트 역할을 번갈아 나누어 맡으며 잘 해결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섹시함과 우아함, 풍부한 감성의 소프라노 발다 윌슨 Valda Wi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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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발다 윌슨의 첫 등장부터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습니다. 캐서린 제타존스가 떠오르게 하는 미모에 훤칠한 키 (180은 족히 될 것 같은) 모델 같은 몸매의 소프라노가 나오니 우선은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첫번째로 불렀던 곡은 들리브의 "카딕스의 처녀들"이었는데, 저는 곡의 가사를 모르지만 곡의 분위기를 보아서는 무척 유쾌한 곡인지 리듬을 타며 부르는데, 클래식 공연에서 리듬을 타며 노래하는 모습이 약간 생소하기도 하고, 리듬을 타는 절제된 몸짓이 무척 고혹적인 섹시함을 내뿜었습니다. 소프라노가 이렇게 섹시하긴 처음이에요... ^^:;;

두번째 곡은 2부에서 에이토르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의 아리아 5번" 이었는데, 이 때보니 또 다른 우아하고 풍부한 매력을 내뿜는 것을 보니, 곡에 따라 표현이 능수능란한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미는 마지막에 불러주신 아리랑이었는데... 아......... 눈물났어요.

http://www.valdawilson.com.au/

발다 윌슨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집에 와서도 좀 더 검색해 봤는데, 발다 윌슨의 홈페이지가 있었습니다. 오페라에 출연한 사진들 보면 정말 화보 같기도 하고, 발다 윌슨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는 ost 음원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배일환 교수님과 이화 첼리

배일환 교수님과 이화첼리와의 협연도 돋보였습니다.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 20인과 이화 첼리의 첼리스트 20인의 협연은... 웅장하면서도 훈훈했어요.

첼리스트 배일환 교수님과 지휘자 제프리 사이먼은 첼로의 전설 야노스 슈타커 (Janos Starker)의 제자로 함께 공부했던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전설의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는 2013년 4월 28일 세상을 떠나셨는데, 스승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막스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 (신의 날)을 배일환 교수님과 제프리 사이먼과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 이화 첼리의 협연으로 연주하였습니다. 같은 스승 밑에서 사사받은 두 걸출한 제자가 한국의 예술의 전당에서 각각의 단원들을 이끌고 협연을 하는 자체가 훈훈한데다가, 곡이 너무나 웅장하며 슬퍼서 울컥 눈물이 나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도, 스승을 추모하며 두 걸출한 제자가 각자의 단원들을 이끌고 협연을 하는 추모곡을 연주하는 명장면을 쉽게 보기는 힘들겠지요..


첼로만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특별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첼로의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매력적인 음색이 좋았고, 화려함 대신에 묵직하면서 절도있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같은 악기들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여서 더 체계적이고 절도있고 착착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특히 이번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 첫 내한 공연의 프로그램들은 음악회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유명한 광고 또는 영화 속 첼로 음악들을 많이 들려주어, 라이브로 듣는 유명한 곡들에 따라서 발을 구르고 살짝 박자를 맞추며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공연이었습니다. 그 분들이 원래 많이 연주했을 클래식 공연을 하는 모습도 무척 궁금해졌어요. 자주 내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_+

런던 첼로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은 여러 모로 잊지 못할... 가장 훈훈한 클래식 연주회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연주회, 맞춰주려고 최선을 다한 노력과 정성이 느껴지는 연주회는 처음이었어요.
한화프렌즈 2기였던 덕분에 OB 깜짝 선물로 한화프렌즈에서 연주회 티켓을 선물해 주셨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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