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이유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빨리 빨리'입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재빠르게 민첩한 것이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성급하고 쫓기는 듯이 사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음식점에서 주문을 할 때나, 운전할 때, 공사완공할 때 '빨리빨리' 문화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많이 대두되면서, 여유없고 고쳐야 할 문화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우리와 달리 외국의 상당 수 국가들은 빨리빨리가 아니라 여유롭다며 우리도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죠..
왜 우리나라에서는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는 뭐든 빨리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는 뭐든 빨리빨리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물건을 배송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당일배송도 가능합니다. 아침에 보내주면, 그날 오후면 받을 수도 있고, KTX특송이나 고속버스 배송 등으로 몇 시간 후에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주문이 밀려있어서, 아직 물건이 입고되지 않아서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빨리' 해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협박에 가까운 요구를 했을 때, 그것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 것 입니다.
그러나, 땅덩이가 큰 몇몇 국가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빨리 빨리 해달라고 보챈다고 해서,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말하는 사람만 애탈 뿐이죠. 미국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무언가를 보낸다고 하면, 비행기로 부지런히 날라서 다시 차로 운반한다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빨리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윽박을 지른다고 해도 빨리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빨리 서둘러도 당일배송은 힘든 상황이 훨씬 많고, 보통 상당기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스럽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팁을 말하는 한 책에서는, 미국의 배송기간이 긴 특성을 이용하여, 주문을 받고 나서 제품을 만들어도 된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빠른 배송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문받고 공장에서 생산해서 보낸다는 것이 무리가 있는데 많이  다르다 싶었습니다.



국민성 자체도 부지런해서...

또한 국민성 자체도 부지런한 특성이 있습니다.
비단 물건의 배송이나 서비스 제공과 같은 면이 아니라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부지런함이 큰 미덕입니다. 예로부터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옷가짐을 단정하게 갖추고 책을 읽는 선비의 모습이나, 새벽부터 나가 일하는 농부의 모습이 아름다운 본보기로 이야기 되면서, 지금도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한 학생의 모습이라 생각되고, 남들보다 한 시간 먼저 출근해 근무준비를 하는 직장인이 멋있게 보여집니다. 집에서도 별일이 없어도 집안을 반짝반짝 쓸고 닦고 또 닦고 또 닦아두는 부지런한 주부의 모습을 좋게 보곤 합니다.
그렇다보니 무슨 일에서나 빨리 빨리 후다닥 해치우는 사람이 능력있어 보이기도 하고, 당연스레 여기기도 하는 것 입니다.



빨리 빨리 문화가 정말 문제일까?

우리의 '빨리빨리'문화와는 반대로 중국은 만만디(慢慢的) 문화로 유명했습니다. 대국의 여유롭고 넓은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여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문화로 보여지기도 하고, 그 문화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나태해 보이기도 하는 특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중국에서도 '콰이콰이(快快)'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상에 발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변화일 수도 있고, 교통이나 기술의 발달로 중국에서도 조금 더 빠르게 일들이 처리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문화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는 어쩌면 세계 트렌드를 한 발 앞서는 문화였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상황이나 일의 특성에 따라 후다닥 해치우는 것보다 여유를 좀 가지는 것이 좋은 것도 있는데, 그런 특성과 상관없이 후다닥 재빠르게 빨리빨리 해버리려고 하는 모습에서 '빨리빨리'가 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일의 특성만 구분해서 빨리할 것만 빨리한다면,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도 신속하고 급변하는 시대상에 발맞추는 멋진 문화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서른 살의 철학자, 여자(lalawin.com) 글을 퍼가지 마시고 공유를 해주세요.
불펌 적발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