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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스페이스 공감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이유, EBS 수신료 70원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일상 이야기 : EBS 스페이스 공감 축소할 수 밖에 없던 진짜 이유, EBS 수신료 70원

정황이나 이유에 대한 부분은 한 줄 없이 그냥 덩그러니 카더라 통신을 전하는 기사를 보면 울컥합니다. 대부분은 못 본 척 지나치는데, 얼마 전 제가 아는 깨알같은 이유라도 꼭 말하고픈 기사를 보았습니다. 다름 아닌 "EBS 스페이스 공감 축소, 공감 못한다" 라는 기사들이었습니다. 기사 내용은 천편일률적으로 EBS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EBS 스페이스 공감 운영을 축소했으며,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라는 내용만 적었을 뿐, 대체 왜 EBS가 그런 결정을 내려야 했는가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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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는 우리가 내는 수신료 중에서 EBS가 받는 것은 3% 70원을 받습니다. 3%도 반올림해서 3%이고, 2.8% 정도 받습니다. 우리가 내는 TV 수신료 배분률은 이렇습니다.

KBS 91%, 한전 6%, EBS가 반올림해서 3% (실제로는 2.8%)

EBS는 2011년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수신료 배분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EBS가 요구한 것이 15%였고, 현재는 EBS는 해외 공영방송 수준인 22%까지 올려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EBS 혼자 꾸는 꿈일 뿐, 현재 EBS는 법으로 정해진 TV수신료 3%조차 못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내는 TV 수신료 배분율 : KBS 91%, 한전 6%, EBS 3%

한전이 TV 수신료에서 EBS보다 2배를 가져가는 이유는 징수 수수료라고 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한전의 전기요금 내면서 TV 수신료를 걷어주는 대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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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 2.8% 밖에 지급하지 않은 것은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제기된 부분입니다. 법적으로 3% 주라고 되어 있는데, 그나마 3%에서도 벼룩의 간을 내어 먹으며 0.2%를 빼고 준 것입니다. KBS가 EBS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나몰라라하는 가운데, 돈 대신 걷어주는 한전에 주는 수수료는 매년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대체 KBS는 돈을 어디에 쓰길래 매일 수신료가 부족하다고 하는가?

사실 저는 EBS에 우리가 내는 수신료가 쓰이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KBS 혼자 쓰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긴 했습니다. 그런데 EBS가 TV수신료 3% (70원)을 받으면서도 돈 안되는 다큐 프로그램 제작하고, 교육방송 만들고, 입장료도 안 받고 좋은 공연을 매일 올리는 스페이스 공감 같은 문화공간까지 운영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EBS는 70원 받고도 이렇게 꾸리는데, 거의 10배를 더 가져가는 KBS는 뭘 하길래 걸핏하면 어려우니 TV수신료를 올려달라고 하는걸까요?

급 관심이 생겨 찾아본 결과, KBS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건비였습니다. 매년 제작비용은 감축되고 있으나, 인건비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2013년 12월 방통위에서 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된 KBS를 다시 허가내 주는 조건에도 이 부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KBS는 재무구조 적자 전환에 따른 자체 경영 합리화를 하라고 하였습니다. 수신료 인상을 전제로 한 향후 적자예산 편성, 인건비 비중 가중 등 KBS 자구 노력 부족을 지적받았습니다. 노력요함은 수우미양가의 "가"에 해당하지요.. ;;;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님이 게재한 2007~2009 KBS 운영 제작비 및 인건비 증감 현황표를 보았습니다.

2007~2009년간 KBS 운영 제작비 및 인건비 증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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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보면, 시청자 사업이나 방송제작비를 줄였을 뿐, 인건비는 아주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KBS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니, 내부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입장에서 할 말이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수신료 강제 징수 당하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보았을 때, 기껏 돈을 걷어가서는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 만드는 돈은 계속 줄이고 월급은 늘려놓고 수신료 올려달라고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수신료를 올려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수신료를 올리면 EBS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하더군요. ㅡㅡ;  음.. 수신료 100원 올리면 EBS에 10원이라도 더 줄려나요? 지금 2610원 중에서 73원 주고 있는데...

EBS는 무슨 돈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EBS 스페이스 공감을 꾸렸을까?

EBS는 수신료 70원을 받아서 대체 무슨 돈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을 했을까요?
예전에 EBS 스페이스 공감에 갔다가, EBS 스페이스 공감이 무료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제가 푼수없이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돈으로 이걸 무료로 운영하세요? 입장료라도 받아야 되는 것 아니에요?"

정말 궁금했어요. 그랬더니 수익이 없이 다른 수익으로 EBS 스페이스 공감을 운영하는 것이 힘이 들기는 하지만, EBS의 공영방송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어떻게든 운영해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지나는 마지막 말로...

"어렵죠... 그래도 저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요? 국민들도 이런 사실(EBS는 수신료 3% 70원 받는다는 것, EBS 스페이스 공감 같은 무료 예술 공연, 예술영화제 등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을 좀 알아주셔야 되는데...."

라며 씁쓸하게 대화가 끝이 났습니다. 
어렵다.. 어렵다.. 그냥 담당자가 다 하는 말일 수도 있으나, EBS 담당자님의 말씀은 그냥 허튼 투정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EBS 건물에서 느껴지는 것이 돈 들어가는 인테리어는 못 하더라도 기존의 시설을 최대한 닦고 정비해서 깨끗하게 쓰려고 하고 있다는 인상 때문이었습니다.
돈 없다고 징징거리기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데 까지 우선 해보고 있는 것 같아보였어요.
EBS 건물은 KBS나 SBS 등과는 비교도 안되게 작고 허름한데, 정말 깔끔했어요. 시설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닌데, 관리하는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은 흔적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EBS 스페이스 공감도 시설 자체가 으리으리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와 나오는 문도 따로 없고 좁아요. 나무로 된 마룻바닥에 옛날 극장 의자처럼 두툼한 의자였어요. (그래서 푹신해서 좋긴 했습니다 ^^) 그런데 마룻바닥을 정말 광 나게 닦아놓아서 손질 잘 된 반들반들한 윤이 났습니다. 좁은 입구에도 정말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포스터 등이 잘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주차장도 그랬어요. 침침하고 낡았는데 깔끔했어요.
돈이 들어가는 리모델링이나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더라도 사람이 할 수 있는 관리에서는 최선을 다해 깨끗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가 느꼈던 점은 운영예산을 빼기가 어려워도 EBS 스페이스 공감을 꾸려가는 것에 대해 직원분들의 자부심이 무척 크신 것 같았습니다. EBS 스페이스 공감을 직원들 행사에 조차 이용을 못하고, 직원들도 EBS 스페이스 공감의 공연 티켓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일만큼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직원이라해서 혜택이 없고 우리들과 똑같이 인터넷에서 광클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말씀을 하면서도 EBS 스페이스 공감에 대한 애정과 긍지가 커보였는데..
왜... EBS 스페이스 공감을 축소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궁금하면 잠이 안와서 EBS 수입구조를 찾아보았습니다. 여러 자료가 있는데, EBS가 직접 공개한 2010년 EBS 재원구조표가 있었습니다. http://about.ebs.co.kr/kor/other/receipt?tabVal=distor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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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수신료 70원씩 받아서는 택도 없을 것 같았는데, TV수신료 비중은 6.2%이고, KBS처럼 광고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 것도 아니라서 대부분을 교재 출판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수신료를 포함해서 방송발전기금과 특별교부금을 다 합쳐도 EBS 운영비용의 30%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KBS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는 합니다. 수신료가 KBS 수입구조에서 고작(?) 40%라고 합니다. 고작 40% 5,689억이고, (EBS는 159억), 상업적인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상업적 광고 수익이 약 8,500억원 정도 되는 셈 입니다. (EBS는 광고 290억원, 책 1,000억원)

KBS도 나름의 사정이 분명히 있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2007년 이전부터 2013년 12월 말까지도 인건비 문제나 방만한 경영으로 끊임없이 국정감사나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심사에서도 지적을 받고 있다면, 제가 잘 모른다 해도 뭔가 살림을 알뜰하게 잘 꾸리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의 소소한 바람은 제가 내는 TV수신료는 미약하지만, 그 티끌을 합쳐 5689억이나 받고 있으면... 좀 잘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TV 수신료 배분율을 정할 수 있다면, EBS에 돈 좀 더 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정말로 EBS 보면서 수능 준비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 무료 EBS 도움 많이 받았거든요. 앞으로도 공부하는 학생들이 무료로 좋은 교육방송 볼 수 있도록 EBS에도 TV수신료 좀 나눠주시길....  
 

TV 수신료 강제 징수 거부하는 방법

어찌되었거나 제가 수신료를 내야 EBS에 70원이라도 건네지는 것 같기는 하나,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DMB에도 수신료를 물려야 한다", "수신료를 올려주면 EBS 지원도 확대해서 어려운 학생들의 공부를 돕겠다" 등의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했습니다. EBS에 주는 TV수신료는 한전이 받는 수수료 절반도 안 되는데, EBS를 팔며 TV수신료 올려달라는 이야기가 좀 얄밉게 들렸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이 낸 돈이 모여서 고작 40%밖에 안 된다는 5689억원의 TV수신료가 모였지만, 저에게 TV 수신료 사용에 대한 결정권이나 발언권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냥 내라면 내고, 올린다고 하면 오른 가격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도 깨알같은 권리 하나는 있습니다. TV가 없으니 수신료를 납부하지 않겠다고 요구할 수는 있습니다.

예전에 TV가 없는데 TV수신료는 계속 내야 되는지 문의전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납부 예외 처리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편지도 보내주셨어요. (- 한전, 무한감동 고객센타)
그 뒤에 이사하고 나서는 작업실에 TV가 없지만, 공공요금 낸다 생각하고 TV수신료를 내왔습니다. 그러나 얄미운 마음에 며칠 전 다시 납부 예외 신청을 했습니다.  한전에 전화를 하니, 한전은 대행업체이기 때문에 한전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3개월 분이라고 합니다. 2개월 분은 바로 통장에 다시 입금해주었고, 3개월분은 고지서에서 면제해주었습니다. 나머지는 KBS에 전화해서 신청하면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나, 귀찮아서 거기까지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EBS에 가던 70원이나마 보태지 않게 된 점은 미안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EBS에 가는 것만 생각한다면, 수신료보다 EBS 책 한 권 더 사는 것이 더 도움을 주는 길일 것 같습니다. 최소한 EBS에서 나온 교재 한 권 사면 몇 백원은 EBS로 가겠지요..

EBS 무료 교육 방송 녹화해서 보면서 수능 공부 했었고,
EBS 스페이스 공감 무료 운영에 감동했던 사람의 울분.txt 였습니다.
EBS 스페이스 공감 축소되면, 서울의 돈 안드는 데이트 코스 하나가 줄어든단 말이에요... ㅠㅠ

덧, 아무튼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 축소는 팬들의 강력한 항의로(?) 없던 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같은 상황이면, 언제 다시 축소할 수 밖에 없을지 모를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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