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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클로저, 연애 그 찌질함에 대한 고찰 : 권태기 커플, 연애에 회의를 느끼는 분께 추천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데이트 코스 추천 : 연극 클로저, 권태기 커플 & 연애에 회의를 느끼는 분께 추천 - 대학로 데이트 코스 추천

연극 클로저는 정말 날것 그대로였습니다. 연애의 찌질함과 현실적인 단면을 날 것 그대로 고스란히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예쁜 친구와 동생과 함께 연극 클로저를 보러 갔는데, 30대 여자 둘, 20대 여자 하나가 함께 보며... 30대 여자는 연애 그 찌질함에 대해 너무 공감하여 감탄하고, 20대 여자는 쇼킹한 내용에 감탄했습니다. 영화 클로저가 개봉된지 10여년이 되었는데, 연극 클로저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사람들 사이에서 클로저에 나왔던 연애에 대한 단상들이 회자가 됩니다. 달콤하고 근사한 말들이라서가 아니라 연애 그 찌질함, 이기적임, 사랑의 실체 등에 대한 비수같은 장면과 말들이 더 공감을 자아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연극 클로저는 흡입력있고, 많은 여운을 남기는 연극이었습니다.

저는 신성록 한초아 차수연 김영필 캐스팅으로 보았습니다. 훤칠하고 멋있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 신성록을 생각하며, 소극장에서 신성록을 코 앞에서 보면 더 좋겠다는... 참으로 사심가득한 이유였어요. 연극 클로저 막이 오르고, 버버리코트를 걸친 채 걸어들어오는 신성록은 정말 멋졌습니다. 그 순간 세 여자는 낮은 목소리로 감탄사를 외쳤어요. 멋있다고. 그러나 연극 클로저가 끝날 무렵, 무려 신성록의 속옷바람 침대 노출 씬까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성록이 이 세상에서 제일 찌질한 놈으로 보였습니다. 그만큼 신성록이 맡은 댄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했다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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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클로저 줄거리 : 연애 그 찌질함에 관한 고찰 (스포 매우 강함)

연극 클로저는 제목처럼 클로저 (closer) 의 각기 다른 뜻인 (종료를 알리는 신호가 되는) 행위라는 뜻, 가까운, 친밀한, 두 가지가 마구 뒤 섞여있는 느낌이었어요.
영화 클로저 줄거리와 내용은 같습니다. 런던 한복판에서 아침 출근길에 소심남 댄 (신성록)은 눈에 띄는 한 여자 앨리스 (한초아)를 보게 됩니다. 계속 쳐다보고 있는 사이 그녀는 차이 치입니다. 그 때 앨리스를 병원으로 옮기며 댄은 앨리스와 알게 되고, 둘은 연인으로 가까워집니다. 소심한 모태솔로 모드 댄은 남자의 심리를 다 안다는 스트립 쇼걸 앨리스를 만나 함께 지내며, 앨리스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소설도 씁니다. 댄의 직업은 부고를 쓰는 신문기자인데, 꿈은 소설가였거든요.
책이 출판이 되고, 책표지에 싣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포토그래퍼 안나를 찾아갔다가 댄은 황당하게(?) 그녀에게 빠져버립니다. 낯선사람이 어느 순간 마음 한 자리를 차지하는 중요한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 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해서인지 앨리스는 그 상황을 바로 눈치챕니다. 다행히도 안나는 댄과 앨리스 사이에 끼어들지 않았고, 심술이 난 댄이 채팅방에서 안나를 사칭하며 음란 채팅을 하고 장난으로 번개를 하자고 약속을 잡았는데... 정말로 그 날 안나가 그 시간에 수족관에 있어서 댄이 장난친 음란 채팅 대상 의사 래리를 만나게 됩니다. 안나와 래리의 만남도 황당한 인연인데, 그 둘은 결혼을 합니다.
이렇게 정돈되는가 싶던 그들은 댄과 안나의 불장난에 휘말려 모든 것이 엉망이 됩니다. 댄은 앨리스가 댄 없이 못 산다는 것을 알면서 앨리스를 버리고 안나를 만나고 싶어하고, 안나는 래리와 결혼한 상황에서 댄과 바람을 피웁니다. 결국 앨리스가 떠나고, 래리는 안나를 설득하고 또 설득하다가 안되자 이혼에 합의해줍니다. 그리고 댄과 안나.. 다시 스트립 쇼걸이 된 앨리스와 우연히 손님으로 간 래리가 만나면서 이 들 커플은 파트너를 교환하여(?) 해피엔딩이 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쿨하게 떠난 앨리스와 달리 래리는 영악했습니다.
남자의 심리를 너무 잘 알았고, 남자들이 못 견디는 아킬레스 건을 정확히 공략해서 복수를 했습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겁니다. 래리는 안나에게 이혼 조건으로 마지막으로 한번만 자자고 합니다. ㅡㅡ;

헤어지는 마당이니 한번만 자자라고 하면 여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미친 놈!" 이라는 소리가 바로 튀어 나가는데, 남자의 입장에서는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혹시 마지막까지 여자의 몸이라도 갖고 싶은 남자의 본능을 거침없이 표출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안나는 길고 지루한 이혼 소송을 마무리 짓고, 새출발을 하고픈 마음에 래리의 조건에 응합니다. 그리고 래리는 여기서 덫을 놓습니다.

"당신의 그 소울메이트에게 이 사실을 말할거야?"
라며 신경을 긁습니다. 상식적으로라면,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것을 듣고 괜찮을 남자는 없습니다. 그러나 댄이 모든 것이 잘 통하는 소울메이트라서 헤어지고 싶다고 한 안나에게 이렇게 말하니, 안나는 래리의 말에 오기로 또는 남자가 어떤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며 댄에게 그 사실을 말합니다.

당연히 댄은 불같이 화를 냅니다. 어떤 남자가 좋아할까요. ㅡㅡ;
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설령 자신은 바람을 피워서 남의 여자와 놀아나며 그녀의 남편을 농락했다 하더라도, 그 여자가 원래 남편과 잠자리를 하고 왔다는 것에는 기분 나쁜 것이 이기적인 속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사소한(?) 사건은 이들이 벌어지는 큰 틈을 만듭니다. 나중에 안나와 댄이 헤어지고, 댄이 다시 앨리스에게 돌아갔을 때 래리는 이 인셉션을 또 던집니다. 래리는 우연히 앨리스가 댄과 헤어진 뒤 일하는 클럽에 가서 앨리스를 만나게 되는데, 동병상련이었던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래리는 앨리스의 하룻밤을 삽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댄에게 합니다.
댄은 래리의 말이 자꾸만 생각이 나서, 앨리스를 몰아붙입니다.

여자의 과거, 또는 잠자리에 대해 남자가 어떤지에 대해 잘 아는 앨리스는 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댄이 또 판도라의 상자를 연겁니다. 앨리스는 댄이 그러지 않았다면 둘은 영원히 사랑했을거라는 말을 남기며 정말 떠납니다.


연애에 대한 남자의 심리, 여자의 잠자리 경험 앞의 불안

클로저의 인상적인 멋진 대사도 많지만, 댄을 미치게 만드는 말, 래리를 미치게 만드는 결정적인 말은

"그 새끼랑 잤어?"

입니다.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여자친구 혹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남자는 몹시 괴로워합니다. 그것에 못 벗어나서 계속 집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남자친구가 솔직하게 말해보자고 예전에 다른 사람이랑 잠자리 해봤냐고 물어봤을 때, 솔직히 말했더니 그 뒤로 잠자리를 할 때마다 "나랑 하는게 좋아? 예전에 그 남자가 더 좋았어?" 라고 묻는다는 이야기는 한 두명의 증언이 아닙니다.
과거일 뿐이라해도, 여자의 잠자리 경험을 알게 되면 남자는 거기에서 쉽게 헤어나질 못할까요. 그 이유는 여자의 잠자리 경험에 대해 알게 되는 경우, 남자의 본능적인 불안감 2가지를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첫째, 거의 본능적으로 열등감이 발현된다고 합니다. 흔히 잠자리에 대해 남자는 평가받는 피평가자 위치에 놓입니다. 잠자리 시간이 짧다, 길이가 짧다 등의 평가 기준으로 남자를 놀리는 유머는 아주 흔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다른 남자에 비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평가불안이 있다고 합니다. 경험이 없는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도, 경험이 없는 여자의 경우 그 남자의 잠자리 능력이 어떤지 비교대상이 없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어 좋아하게 된 것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둘째, 여자의 경험이 문제가 되는 또 하나의 근원적인 이유는 유전자 보존 때문입니다. 여자의 경우에는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걱정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뱃속에 넣어두고 있다가 출산한 것이니 누가 아빠인지 모르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해도 자신이 엄마가 아닌 경우는 없겠지요. 그러나 남자의 입장에서는 근원적으로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연극 클로저에서 댄과 래리가 잠자리에 집착하는 것은, 남자가 드러낼 수 있는 본능적인 불안을 참 고스란히 날것으로 무대에 올려버린 것일 수 있습니다.

- 여자는 죽었다 깨도 알수없는 남자의 심리적 공포 2가지


연애에 대한 여자의 심리, 남자가 모든 것을 다 감당하기를 바라는 이기심

남자의 심리가 근원적인 불안인지 뭔지 파보지 않았다해도, 상식적으로 여자친구 혹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 몸을 섞었다고 하면 남자가 싫어하리라는 것은 모든 여자들이 다 알겁니다. 더욱이 연극 클로저의 주인공 안나와 앨리스는 남자를 많이 만나본 노련한 여자들입니다. 그러나 그 둘의 대응은 참 다릅니다.
앨리스는 댄이 못 견딜것을 알기에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고, 안나는 알면서도 자신의 짐을 내려놓기 위해 말을 해 버립니다. 안나가 알면서도 말을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면죄부를 받고 싶기도 하고 이해받고 싶어서 일 겁니다. 여자의 로망, 모든 것을 다 이해해주는 남자이기를 바라는 것 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 남자가 괴로워할 것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습니다. 남자라고 해서 여자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사랑한다면" 이해해야 한다는 안나의 연애 조건은 이기적입니다.

- 날 사랑한다면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 질투 유발 작전으로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남의 찌질한 연애를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

너무 날것이라 소름 돋는 연극 클로저를 지켜보며.. 연애 그 찌질한 단면들, 엇갈리는 이기적인 마음들을 보면서.. 일말의 위안을 받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남들의 연애도 역시 다 거기서 거기구나.'

하는 일말의 위안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연극에서의 로맨스는 달콤하고 남의 이야기 같기만 한데, 연극 클로저의 이야기는 연애하면서 찌질하고 구질구질하게 엮이는 내 얘기 혹은 내 이웃의 이야기 같습니다.
또, 연극 클로저의 내용이 상당히 강렬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애해도 될 것 같다는 엉뚱한 자신감도 약간은 듭니다. 남의 마냥 행복해보이기만 하는 연애질을 보며 상대적으로 더 괴로웠던 분이라면, 이 연극을 보며 힘을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도 연극 클로저를 보며 힐링받는다면 이런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극 클로저는 보고 나서, 맥주 한잔이라도 안 마시면 안되게끔 할 이야기를 아주 아주 많이 남기는 연극입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연극 자체로도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연극 클로저 줄거리가 탄탄하고 짜임새 있고, 중간중간의 유머코드들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참 할 말 많아지는 연극이자, 생각해볼거리, 묘한 상대적 위안을 던져주는 강렬한 연극이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연극 클로저가 강렬한 좋은 인상을 남기는데는 아트원씨어터의 쾌적함도 한 몫 했습니다.


아트원씨어터 1관 좌석

연극 클로저, 아트원씨어터


아트원씨어터 1관 좌석은 뒤쪽이어도 무대와 가깝고 경사각도 편안했어요. 소극장의 좁은 좌석 때문에 연극 같이 보는 것 싫어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가도 좋을 좌석이었습니다.


아트원씨어터 1관


저의 연극 클로저 좌석이 J열인가 K열이었던 것 같은데,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좌석 배치도 볼 때는 너무 뒤인 것 같아서 무대가 잘 안 보일까봐 걱정했었거든요. 그런데 좌석에서 무대 아주 잘 보였어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크기, 좌석, 무대와의 거리, 각도 전반적인 것이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무대와 가깝다 보니 연극 클로저에서 상징처럼 등장하는 담배 연기도 제 자리에서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주차, 대학로 주차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주차는 따로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옆에 디마떼오 사이의 유료 주차장이 큼직하게 있습니다. 시간당 4천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미리 와서 티켓 받고, 차 한잔 마시고, 연극 클로저 시간이 꽉 채운 2시간 정도라서 주차 비용이 좀 나옵니다. 근처에 살짝 불법주차 할 포인트들이 있기는 하나, 주말과 밤 늦은 시간까지 주차위반 딱지를 칼같이 떼니.. 그냥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주차위반 과태료보다 쌉니다.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풋풋한 커플이 보시기에는 다소 부끄러워지는 연극일 수도 있으나, 미적지근해진 커플에게는 약간의 기폭제가 되어줄 수도 있는 연극일 것 같습니다. 인근에 대학로 주변 맛집도 많아서 밥먹고 차 한잔 마시고 연극보는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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