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우울증

며칠 후면 내 생일이다.
어떤 이에게는 생일은 매우 기쁜 날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즐겁지 만은 않은 날이다.
그 이유는 나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성격 탓 일 것이다.

나는 활달하게 주변인들에게 내 생일을 알리고 함께 기뻐하게 만들지 못한다.
그렇다고 생일따위 잊고 지나가는 무심함도 지니지 못했다.
그래서 생일이 되면 소심한 기다림을 반복한다.


누가 내 생일을 기억이나 해줄까...
내 생일인데 아무도 모를까....
누가 연락이나 해 주려나...
내 생일인데 선물을 준비하려나... 그저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하려나.. 모른 척 하려나...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연락 하나라도 오면 매우 기뻐했다가
시간이 흐르고 별다른 연락이 없으면 역시 그렇구나 하며 실망한다.
참 이런 기대를 매해 반복하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쉽게 고치지 못한다.
 
내 스스로 내 홍보대사가 되어 생일이니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요구도 못하고,
막상 주변 사람들이 챙겨주거나 파티를 마련해주어도 내심 엄청나게 기쁘면서도 내색도 못하고
괜히 주인공이라고 뭐 시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나 하고...
그렇다고 별다른 말이나 행사  없이 넘어가는 것 같으면 내심 퍽 서운해 한다.

남들 앞에서는 생일 같은 것에 무심한 척 하면서
결국은 내 구미에 딱 들어맞는 서프라이즈를 기다리는 모양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면서 생일이라는 날과 기간이 지나가노라면
생각하곤 한다.
차라리 생일이라는 날이 없었으면 이렇게 신경쓰고, 바라고, 기다리는 일도 없을텐데 하고.
그러면서도 또 꿈꾼다. 신경쓰고 기다리지 않아도 행복할 생일을.

참.. 이런 나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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