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꼰대가 되어간다

라라윈 생각거리 : 나도 꼰대가 되어간다.

설이 지나고, 진짜로 한 살 더 먹으면서 또 다시 그 분이 찾아옵니다.

그 분은 "앞으로 뭐 하고 살거냐, 어떻게 살거냐.. 하는 걱정" 입니다.

멘토와 그 분을 영접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요즘 제가 맘이 많이 안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미간에 주름이 잡히며, 똥냄새라도 맡은 듯한 표정을 지었나 봅니다. 상대방이 "얘기 그만 할까?" 라며, 당황합니다.

이제 저도 나이 좀 먹었다고, 걱정해서 하는 말 한마디에도 언짢았던 겁니다.


언짢


어린(?) 시절, 나이 먹고 달달한 소리 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꼰대들을 보며 저런 사람이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의견 내 보라고 하고, "제 생각은 조금 다른데요." 라고 하면 이미 미간에 주름 팍 잡는 꼰대 상사들 보면 짜증이 났습니다. 딸랑거리라는 뜻으로 "어때?" 라고 하는 것이었을 뿐, 정말로 의견이 궁금한게 아니었다는 것은 조금 더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잘 나가는 회사에서 병신같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는 이유는 대체로 이런 상황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린 상사가 "이거 좋네" 라면서 여러 모델 중 제일 촌스럽고 문제 있는 것을 골랐을 때, 누군가 "저, 그것보다 이 쪽이..." 라고 까지만 말해도 언짢은 기색을 내비치며 노여워하니까, 말을 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월급을 받기 위한 몸부림으로 "역시 안목이 탁월하십니다." "확실히 그게 제일 낫네요." 라며 옆에서 딸랑딸랑 해주는 사람들만 박자를 맞춰주니 시장에서 쪽박찰 때까지 상황파악을 못한다고도 합니다.


정치인이나 이상한 데 상황 파악 못하고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칭찬이 아닌 말에 언짢아 하니, 주위에는 온통 간신처럼 칭찬과 달콤한 소리를 하면서 "ㅇㅇㅇ님이 이번 선거에 나서시면 당연히 당선 되시겠죠." "ㅇㅇㅇ님 같은 분 아니고 누가 그런 자리를 맡으시겠어요." "상대 xxx는 너무 부족해요." "사람들도 다 ㅇㅇㅇ님을 지지해요."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만 있어서, 눈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남의 잘못을 볼 때는... 나이 먹고 눈과 귀가 가려진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나이 먹을수록 아첨꾼을 조심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기꺼이 들어야 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현실은.... 어느새 나이 좀 먹고 짬이 차면서 갈구는 사람이 적어져서 면역력이 사라졌나 봅니다.

맨날 실수하고 맨날 갈굼당하고 울고 그럴 때는, 속상하기는 했어도 언짢다거나 노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음에는 잘해서 갈구는 윗분에게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갈굼이 듣기 좋은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이전에는 '왜 또 지랄이냐?'하며 재수없다고 생각하거나, 실수한 것 때문에 당황하거나, 그 상황이 싫어 회피하고 싶은 감정들이었을 뿐, 말하는 자체가 거슬려서 언짢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감정도 아닌 언짢음을 느끼며, 이렇게 꼰대가 되어가나 싶습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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