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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자전거 대여 후기, 싼 가격에 놀라고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동하고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불광천 자전거 대여 후기, 싼 자전거 대여가격에 놀라고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동하고

치아교정을 시작하면서 온통 머릿속에 건강에 대한 걱정이 가득입니다. 치아교정만으로도 몸뚱이가 버텨내기 힘들어 하는데, 턱수술은 과연 견딜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이 와중에 메르스까지 창궐하니 정말 건강이 걱정됩니다. 뭔가 운동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이미 지난 수십년(?)간 운동을 시작만 하고 안 한 이력이 화려합니다.


작년 가을, 겨울에는 조깅한다고 설치며 블루투스 헤드폰 장만해 놓고 동명여고 두 바퀴, 불광천 두 번인가 뛰고는 그만두었습니다. 올 봄에는 108배를 하겠다며 요가매트 펼쳐놓고 하루 30배 정도 일주일 가량 했는데 그 뒤로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이미 요가 등록하고 안 가서 날린 돈, 헬스 등록하고 날린 돈은 합치면 맥북 몇 대는 살 돈입니다.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또 자전거만 덜컥 사고 못 타거나 안 탈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집 근처 불광천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기는 한데, 불광천에 사람이 많아서 탈만할지 모르겠고, 날파리 같은 것들이 많은 것은 아닌지도 걱정이었습니다. 자전거 빌릴곳이 있다면야 몇 번 타보고 탈만하다 싶을 때 사면 좋을텐데, 자전거도 차와 같아서 빌려달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만 하면서 자전거 가격 비교해보고, 불광천 자전거 후기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불광천 자전거>를 검색하다 보니 불광천 자전거 대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광천 운동로가 시작되는 응암역 옆에 있던 건물이 자전거 빌려주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지나다니면서 자주 봤어도, 그 곳에서 자전거도 빌려주는 줄은 몰랐습니다.


자전거를 빌려서 타보고, 탈만할 때 구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불광천 자전거 대여소가 있었다니!

당장 가보려고 전화했더니 평일에는 저녁 7시까지 반납해야 한다고 해서, 주말에 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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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별 생각없이 볼 때는 몰랐는데, 자전거종합서비스센타라고 하고 보니 건물 자체가 자전거 체인같이 생겼습니다.



 은평구 자전거 종합 서비스센타 - 자전거 빌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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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자전거 대여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지, 바이크 스테이션이라고 쓰여 있는 입구에서 미녀들이 자전거를 반납하고 나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간사스럽게도 예쁜 분들이 자전거 빌려타는 모습을 보니, 자전거 타는 것이 더 근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타면 저 느낌이 아니겠지만, 여튼.... ^^;;


안으로 들어가니, 책상에 아저씨 두 분이 앉아 계시고, 한 분이 서 계십니다.

쭈볏쭈볏.. "자전거 빌리고 싶은데요.." 라고 하니, 신청서를 제 쪽으로 돌려주셨습니다. 종이에 이름, 생년월일, 거주지 동, 전화번호를 적으면 됩니다. 다 적었더니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십니다. 신분증과 제가 적은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한 뒤에 신분증은 다시 주십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나 탈 지 물어봅니다. 7시 전에는 와야 한다고..

오후 3시인데, 제가 7시까지 탈 수 있는 체력이 있을리 없습니다. 보통 불광천에서 월드컵 경기장까지 다녀오는데 왕복 20분 정도 걸린다길래 저는 넉넉히 1시간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어차피 한 시간이 기본 단위라며 천 원 내고 가라고 하십니다. 이 곳 자전거 빌리는 비용은 1시간에 천 원 씩 입니다. 관광지 자전거 대여 비용이 보통 만원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아주 쌉니다.


천 원을 내니, 이제 자전거를 고르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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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종류가 꽤 많아요. 그러나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어도 자전거 까막눈인 저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뭐가 뭔지 알아야 고르지요....

잘 모르겠다고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여자용 자전거라며 하나를 골라주시고, 바퀴상태, 브레이크 상태를 간단히 살펴보신 뒤에 한 번 앉아 보라고 하시고 안장 높이까지 맞춰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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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면서 종이 한 장을 주시는데, 나중에 반납할 때 이 종이를 가져오라고 하십니다. 토요일, 일요일 이용하면서 보니까 종이의 번호는 신청서 명단 번호였습니다. 5번째 장의 9번째 줄에 적은 손님, 이런 뜻인 듯 합니다.

오기 전에 다른 분들의 후기에서 대여소 자전거는 바구니 있는 것이 없다는 말을 들어서, 서랍에 쳐박혀 있던 암밴드를 오랫만에 꺼내들고 왔더니 모처럼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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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빌린 자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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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서 떨리기도 하고, 인증샷도 찍으려고 입구에 서 있었는데, 자전거센터 입구에는 자기 자전거를 가져온 사람들도 바람을 넣느라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앞에 공기주입기가 있었어요.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동


제가 제일 걱정되었던 것은 불광천에 사람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오랫만에 타서 제가 똑바로 잘 탈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저는 천천히 타고 싶은데 뒤에서 빵빵거리며 부담줄까봐도 걱정되고, 자전거도로여도 사람들이 막 지나다닐까봐 겁이 났습니다.

오기 전에 후기를 읽어보니, 자전거 전용도로여도 사람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식겁한다는 후기도 있고, 빨리 달릴 수 없다는 후기도 있고, 자전거들이 빨리 달려서 정신없이 달릴 수 밖에 없다는 후기도 봤거든요....


그러나... 저의 걱정과 달리 토요일 오후에도 일요일 오후에도 무척 평화로웠습니다.

빨리 달릴 사람들은 경적 울릴 것도 없이 알아서 저를 추월해서 피해 갔습니다. 빨리 달리라면서 경적을 울린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추월 직전에 추월 할거라고 싸인을 주는 사람은 몇 명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저를 비켜서 갔습니다.


자전거 노선도 철저히 지켜졌습니다.

심지어 일곱살 남짓한 꼬꼬마들도 우측 통행을 확실하게 지켰습니다. 유치원생 같은 꼬꼬마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자전거 타는 연령층이 무척 다양했는데, 차선은 확실했습니다. 가끔 두 명이 나란히 타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옆 차선으로 넘어오지는 않았습니다.


자전거 도로에 뛰어드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불쑥불쑥 사람이 뛰어 들까봐 걱정했는데, 사람들은 차길 건너듯 자전거를 보고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자전거 도로에 서 있던 사람이 딱 한 명이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자전거 도로 옆에 핀 꽃 사진을 찍으셨던 것 같아요. 자전거가 오는 것을 보지 않고 뒷걸음질치며 도로로 들어오셔서 깜짝 놀라서 브레이크를 잡았더니, 아주머니가 정말 미안해 하셨습니다.


"어머나, 미안해요. 자전거 도로인 것을 깜빡 했어요. 자전거 도로인데.. 정말 미안해요. 괜찮아요?"


라며 제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며 미안해 하시는데, 새삼 불광천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시민의식에 놀랐습니다.


일곱살 꼬꼬마도 차선을 지키고,

딱 한 명 자전거 도로에 들어온 아주머니는 본인이 더 화들짝 놀라시며 자전거도로를 침범해서 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하시고...

제 걱정처럼 사람들 때문에 무서운 곳이 아니었습니다.


저 자신만 걱정하면 되었어요.

자전거 오랫만에 타서 자꾸 쓰러질 것 같고, 똑바로 못 가겠어서... 제가 제일 무서웠어요.


시골길 달리는 기분의 불광천 자전거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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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하겠다며 왔을 때는 1km는 고사하고 몇 백 m도 못 뛰어서 몰랐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보니 중간 중간 응암역에서 몇 km, 한강에서 몇 km 라며 이정표가 있었습니다. 한강둘레길 안내 지도도 있었어요.


오랫만에 자전거를 타니 시원했습니다.

익숙하던 불광천도 색다르게 보였습니다.

시골길처럼 풀냄새도 나고, 물비린내가 나는 구간도 있고, 어딘가에서는 솔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구간마다 묘하게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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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는 월드컵 경기장 표지판이 보일때까지 갔다가 되돌아 왔습니다. 약 4km 정도 탄 것 같아요. 왕복 8km인데, 돌아와 보니 제가 자전거를 빌린지 딱 한 시간 지났다고 합니다.

흐흐흐.... 시속 8km라니... ^^;;; 제가 정말 느리게.. 천천히 타긴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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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반납하고, 사진 한 장을 더 찍어 두었습니다.

은평구에 산 지가 몇 년인데... 불광천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 줄 몰랐네요.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하긴... 그동안은 운동할 의지가 전혀 없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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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려고 불광천 자전거 대여소 안내문을 찍어뒀습니다.

자전거 빌리는 시간은 3월~10월까지는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이고, 11월부터 2월 동절기에는 9시부터 6시까지라고 합니다. 주말 및 공휴일도 운영한다고 합니다. 이 분들도 출퇴근 하시는 것이라서 평일에 출근 전에 불광천 자전거 대여해서 운동을 한다거나, 퇴근하고 와서 자전거를 빌려타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곳은 자전거 대여 뿐 아니라, 수리, 보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샤워실도 있고, 휴게실도 있다고 합니다. 자전거 보관소는 10일 정도까지도 가능한가 봅니다. 응암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가 보관소에 맡겨두고 출퇴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초보의 자전거 2일차


토요일에 씽씽 바람을 맞으며 달리던 기분이 좋아, 일요일 오후에 또 나왔습니다.

토요일 밤에 다리가 저릿저릿 간질간질 하더니, 일요일에는 1km도 안 가서 허벅지가 아픕니다. 운동 안하던 티가 팍팍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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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운동기구 옆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제가 좋아하는 스카이 워커 한참 타며 놀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또 조금 가서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탔습니다. 불광천 자전거 도로는 중간 중간 자전거 세워두고 쉴 수 있는 곳도 많고, 힘들면 중간에 자전거 돌려서 되 돌아 올 곳도 많아서 저같은 초보가 타기에도 괜찮았습니다. 또 가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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