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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의 유모차 부대를 본 남자의 마음

· 댓글개 · 라라윈

라라윈 연애질에 관한 고찰 : 패밀리 레스토랑의 유모차 부대를 본 남자의 마음

점심 때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에 갔습니다. 12시에 맞춰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애슐리는 만원이어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점심 때 패밀리 레스토랑에 와 본 적이 없는 저와 일행은 살짝 멘붕이 왔습니다. 평일 런치에 이토록 사람이 많단 말인가요? 그것도 12시 정각인데 만원이라서 자리가 없으니 10분 정도 기다리라니요...;;;

애슐리 런치라 해도 만원이 훌쩍 넘는데, 이걸 이렇게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사람이 많단 말인가요?

그래도 모처럼 벼르고 왔으니 십 여분을 기다려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에 들어가서는 더 놀랐습니다. 세상에나. 이 동네 애 엄마는 다 애슐리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온통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 유모차 없이 온 엄마들, 아주머니들 이었어요.


그 가운데 남자와 같이 있는 직장인 무리는 저희 뿐이었습니다.

이것은 컬,쳐.쇼.크.


7천원 짜리 점심도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점심 값 좀 줄여볼까 궁리하던 것이 무색하게끔 그곳은 애슐리 런치 12000원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여유로워 보이는 주부들로 넘쳐 났습니다. 이 모습을 보자, 바로 남자 한 분은 울컥했습니다.


"정작 남자들은 돈 버느라 점심값 7천원도 아껴가면서 용돈을 쓰는데, 점심 때 여자들은 이러고 다녔던거야???"


반응은 미혼이냐 기혼이냐에 따라서도 사뭇 달랐습니다. 미혼 남자들은 보다 화를 냈습니다. 결혼하면 아내는 점심 때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여유부리고 자신은 더 힘들게 일할 것 같은 공포가 몰려와서 인지 더욱 격하게 반응을 했습니다. 반면 결혼한 남자분들은 조금은 차분했어요. 지금 자신의 아내도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 앉아 있을지 몰라서 인지... 아니면 아내가 어쩌다 한 번 기분 낼 뿐, 패밀리 레스토랑을 매일 점심으로 먹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아서인지 덤덤해보였습니다.

그 가운데서 저는 미혼남처럼 이 상황이 탐탁치 않았습니다. 폭풍 질투가 일어났습니다.


"젠장... 나는 왜 야근을 하는가...

 맨날 야근하고 피부가 썩어가고 피곤에 찌들어 간다고 돈을 더 버는 것도 아닌데...

 진작 남자 잘 만나서 시집가고 아이 낳았으면, 지금 저 애슐리 런치를 즐기는 여유로운 무리에 끼어 애는 유모차에 재워놓고 수다를 떨 수 있었을까?'


물론 그 곳에 북적이는 주부들도 저처럼 어쩌다 한 번 그 날 단 하루 기분 내러 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씨푸드오션 런치 뷔페를 먹으러 갔을 때나, 작년에 빕스 런치 뷔페를 먹으러 갔을 때나 늘상 이런 곳들은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 그냥 어머니들, 여유로워 보이는 여자들만 득시글했습니다.

직장인 같아 보이는 남자나 여자는 거의 없었어요...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점심 한 시간 안에 오기에는 시간도 부담되고, 금액도 좀 부담스럽습니다. 누군가 산다거나, 모두가 오늘은 좀 맛난거 먹고 여유부리자는데 뜻이 모아져야 뷔페에 갈 수 있습니다.

정작 돈 버는 직장인들은 그렇지만, 그 곳은 '돈 버는 어려움이 뭐임?' '점심시간의 각박함이 뭐임?' 이라는 듯한 여유로운 분들로 가득한 것을 보니, 잠시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었어요.


애슐리 런치,


여튼간에 패밀리 레스토랑 런치에는 왜 이리 유모차 부대, 아이들 엄마, 주부들만 가득한가 하는 것이 궁금해서 현직 주부인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남편 출근하고 집에서 혼자 밥 먹고 하느니 나가서 사 먹는 것이 낫고, 어차피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면 밥 값 7~8천원, 커피값 5천원 정도 들어가니까 그러느니 애슐리, 빕스, 세븐 스프링스 같은 곳의 런치 뷔페를 먹는 것이 이익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일견 합리적인데, 이건 뭐랄까... 지금 꼭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세일해서 5천원 싸게 사왔다고 좋아하는 그런 느낌의 합리성이었습니다.

잠시 육아휴직 중에 그래봤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육아 휴직 했을 때, 엄마 패밀리에 끼어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자주 먹고 그랬지. 좋더라고. 복직하기 싫던데 ㅎㅎㅎ
일하던 입장에서 보면 집에서 아무 하는 일이 없어 보이는데, 그녀들은 그녀들 나름대로 엄청 바쁘대. 아침에 남편 출근하고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집안 정리 간단히 해놓고 11시쯤 나와서 브런치를 즐기고 3~4시쯤 애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다가 집에 가서 남편 들어오길 기다리는데 하루가 너무 바쁘대.."


아마도 그 친구도 직장인 편에 서서 주부를 바라봤기에 주부가 하는 일이 없는 듯이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이미 제가 절대 이해할 마음이 없는 태도로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득 메운 주부들을 보던 남자분처럼 흥분 상태에서 질문해서 그럴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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