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 만나면 할 말이 없으세요?

라라윈의 연애질에 관한 고찰: 여자를 만나면 할 말이 없으세요?

수학, 물리학 공식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범죄수사추리물 넘버스를 보고 있었는데, 범죄수사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 천재청년이 데이트를 망쳐서 우울해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얼굴 한 가득 먹구름이 가득한 그 청년의 근심은
"일할 때는 너무나 잘 맞았는데, 막상 데이트를 하니 수학이야기, 일 이야기  말고는 할 말이 없었다."
는 것 이었습니다. 이성과 만나 할 말이 없는 것 때문에 고민인 것은 글로벌 문제인가 봅니다.
이성만 만나면 할 말이 없어지는 이 상황, 어쩌면 좋을까요?


여자울렁증, 남자만 있는 것은 아니야..


남자분들만 "여자만 만나면 할 말이 없어요.." 하면서 여자울렁증에 우울하며 의기소침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여자도 만만치 않게 남자울렁증이 있습니다. 남자만 만나면 할 말이 없고,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머리 속이 하얘지는 여자도 많습니다. 
다만 여자가 분위기를 잘 못 이끌어도 크게 욕먹지 않으나 남자분은 데이트 분위기를 잘 못 이끌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여자울렁증을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훨씬 크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자 울렁증 남자울렁증이 생기는 첫째 원인은 이성의 관심사에 대해 잘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평소 여자를 많이 만나서 여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는가에 대해 알면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텐데, 잘 모른다는 불안감에 머릿속이 더 하얘지는 것 같습니다.

# 과도한 '여자울렁증 극복' 노력의 폐해

여자울렁증이 심한 순수혈통 솔로인 남동생이 여자분을 만나러 가는데,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하자, 주위에서는 훈훈한 조언을 한가득 해 주었습니다.
"우선 신문의 주요 사건을 읽고, 자연스레 말을 꺼내. 요즘애는 여자애들이 경제에 눈이 밝으니 주식시장도 알아둬."
"드라마 한 두편은 보고 가야지. 요즘 인기있는거 거 뭐냐? 하여간 여자들 잘 보는거 있잖아. 그거 보고 가서 그런 이야기로 말을 꺼내."
"아니지, 영화 이야기가 최고지. 영화 줄거리를 다 읽고 가."
하는 몹쓸 조언을 한가득 했고, 순진한 순수혈통 솔로 남동생은 정말 몇 일을 인터넷을 붙잡고 이런 내용을 뒤진 모양입니다. 그러나 시험을 위해 벼락치기를 하고 보면, 나중에 기억이 뒤섞여서 엄한 답을 적어내듯이, 갑작스레 외운 내용이 자연스레 대화로 나올리가 없습니다.
여자 앞에서 암기시험 보듯이 자기가 읽고 외워간 내용을 어색하게 읊었나 본데... 결과는.....ㅡㅡ;;;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자라고 해서 신문 주요기사나 가십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자라고 모두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은 여자들이 모이는 자리나 남자들이 모이는 자리나 대화 내용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보통 자기 사는 이야기, 주변 이야기, 요즘 뉴스 이야기 등의 별 스럽지않은 대화가 오가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동호회 모임이 아닌 한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파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오히려 드뭅니다. 

여자라고 특별히 따로 이야기하는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자 역시 남자울렁증이 있고 남자를 만나서 할 말이 없어서 고민하고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성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1. 성별에 대한 대화소재의 고정관념을 버리자


여자 입장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경우는 여자의 대화소재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중무장 하고 나오는 남자분 입니다.
"여자들은 보통 드라마 영화 이야기 좋아하지 않나요?"
"여자들은 가방 옷 쇼핑 얘기 많이 한다면서요?"
"여자들은..."
하지만 죄송스럽게도 못 본 드라마는 못 알아 듣겠고, 영화는 재미로 보기는 하지만 영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면 역시 재미없고, 쇼핑이야기도 역시 관심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치 경제 역사 이야기, 컴퓨터, 자동차, 칼, 무술 이런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데, 격투기 이야기라도 하면 또 당황스러운 상황이 됩니다.
"여자가 그런 것도 봐요? 전 격투기 안 보는데.."
"네...ㅡㅡ;"
"여자들은 원래 자동차 안 좋아하잖아요?"
"아. 네... ㅡㅡ;;"
이러다 보면 점점 대화는 안드로메다로 가 버리고, 공통의 화제거리 역시 사라집니다.
여자 남자를 떠나 사람마다 관심사는 다 다른데, 먼저 "여자는 이런 이야기만 할 것이다", "남자는 이런 이야기만 할 것이다" 라는 고정관념부터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가뜩이나 할 말이 없는 상황이 악화될 뿐 입니다.


2. 일이야기나 내가 잘 아는 이야기를 하자.


사람이 가장 자신있는 것은 아무래도 전공분야입니다.
그러나 근거없는 "절대 여자 만날때 일 이야기나 니 전공 이야기는 하지마. 그거 좋아할 여자 없다." 는 이야기에 자신있는 이야기는 접어두고, 자신도 관심없는 분야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말이 더 꼬입니다.

넘버스의 에피소드의 끝에서, 데이트에서 일과 수학이야기만 하고 데이트를 망쳤다며 우울해졌던 청년에게 교수님이 한 마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꼭 일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너희 둘다 영화나 정치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잖아."

데이트에서 일이나 전공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데이트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금기시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이나 전공이야기를 하면 안 되고, 다른 화제거리를 이야기해야 할 것만 같은데, 사실은 여자도 남자도 영화를 가끔 보기는 하지만 영화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고, 최근 주요기사에도 관심이 없는데 굳이 데이트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못할 짓인 것 같습니다.
직업이나 전공이 다르더라도 이 기회에 서로의 전공분야에 대해 전문가의 친절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잘 몰랐던 부분을 알 수도 있고,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만큼 사이가 가까워질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다른 사람과 빨리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에 대해 아는 부분을 늘리라는 것 입니다. 정치인들이 자기의 어린시절, 자기의 경험, 자기에 대한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많이 풀어놓는 이유도, 상대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상대방은 '친하다' '가깝다'라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구장창 안드로메다언어로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일 이야기나 전공이야기는 금물이라는 근거없는 법칙때문에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애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3. 할 말이 없으면 듣기와 질문

할 말이 없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듣는 것 입니다.
다행히 남녀 한 쪽이 말하는 것을 즐긴다면 다른 한 쪽은 듣기만 해도 즐거운 시간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이 말 없는 남녀가 만나는 상황은 안습이죠. ㅡㅡ;;;
그 때는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서 잘 하는 호구조사. 가족, 사는 곳, 전공, 직업 등을 물어보는 것 입니다.
인터뷰를 할 때도 상대방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나 답변이 포괄적일 확률이 98%인 질문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이성간의 대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평소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평소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게 되고, "재테크 같은 것은 어떻게 하세요?" 하는 질문을 들으면 어디까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당황하게 됩니다.
질문은 쉽고 가볍게 답할 수 있는 것으로... ^^


사람간 대화의 재미있는 점은, 정작 어제보고 오늘 또 보는 사람과는 할 말이 한 보따리인데,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과는 할 말이 더 없다는 것 입니다.
할 말 없는 상황을 한 번만 넘어서면 점점 할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초반 울렁증만 극복하면 미래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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